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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胎兒)때의 기억
  • 海垣, 이경국 칼럼니스트
  • 등록 2025-10-31 10: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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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垣, 이경국(칼럼니스트)일생을 주먹구구식으로 소가 되새김질 하듯 훑어보면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어머니 뱃속에 태아로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 기간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 기간에 나이도 한 살 먹게 되며 아기는 50억 생을 기억한다고 하니 엄청난 기간이 아닐까 싶다.


자궁(子宮)은 왕궁 (王宮)과 같으며, 가장 깨끗한 바다와 같은 곳이다. 아기는 어머니의 태(胎)를 통해 숨을 쉬면서 자란다. 태로 호흡을 하니 생명줄인 셈이다. 


280여 일의 시간이 지나면 용하게도 세상으로 나온다. 포유류 가운데 인간의 산도 (産道)가 가장 좁다고 한다. 아기와 어머니의 고통이 클 뿐만 아니라 교감도 가장 크게 하는 때라고 한다.  


지금은 무통주사나 재왕절개로 출산을 하니 귀한 교감의 순간을 박탈 당하는 셈이다. 게다가 모유를 피하고 소 젖으로 키우니 효자가 나올 턱이 없는 세상이다. 


아기는 스스로 깨쳤는지 모르겠으나 주먹을 꼭 쥐고 몸을 비틀면서 태을(太乙 )자세로 나온다. 이미 한번은 태어나면서 누구나  이머니께 효도(孝道)를 한 셈이다. 아기는 어른이 먹으면 탈이 나는 젖을 먹고 잘 자란다.


여자의 윗옷은 참으로 작다. 가슴 넓이가 남자에 비해 워낙 좁다. 그렇게 되어야 아기가 한쪽 젖을 물고 손으로 다른 젖을 만질 수 있다.


조물주는 참으로 인체의 창조에 세밀한 흔적을 남겼으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유방 사이가 좁은 것은 엄청난 비밀이 숨겨 있는 일종의 묘유(妙有)한 일이 아닐까 싶다.


유아기를 거치지 않는 사람은 아담과 하와뿐일 것이다. 단번에 잉태 기간도 없이 어른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드물긴 하지만 난생 (卵生)으로 태어난 인간도 있긴 하다. 박혁거세와 김알지다. 신화이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조류(鳥類)와 같다는 얘기인데, 그것이 그렇게 신성스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인간의 본능과 동물의 본성은 경이로운 구석이 있다. 아기의 '젖 빠는 힘'은 강하다. 


상상력이 풍부하면 유아 때는 물론이고 어머니 뱃속 짧은 기간도 연상이 가능하다니 신비롭다.


추억은 이런 것이지 <살인의 추억>은 잘못된 표현이다.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이지만 살인은 악몽같은 아픈 기억일 뿐이기 때문이다.


영화제목이 가당찮다는 생각이다. <환희의 성폭행>이란 말이 되기나 하나 싶다.


어찌하여 세상이 부모를 모르는 시대로 변해 버리는지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까마귀도 효를 안다"고 했는데 까마귀보다도 못한 인간이다.


출산을 하지 않는 암흑 시대인데 그나마 효성이 없으니... 특히 정치판이 인간의 심성을 추접스럽게 하고 있다. 뉴스를 보기 싫은 시대는 한 마디로 더럽고 추한 세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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