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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용의 마음노트} 괜찮은데도 괜찮지 않은 날들, 행복의 방향을 다시 묻다
  • 김호용 공인회계사 / 작가
  • 등록 2026-01-05 17:07:50
  • 수정 2026-01-06 11: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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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용 (공인회계사 / 작가)요즘 이런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 


딱히 큰 불행이 있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마음이 자주 허전하고, 무엇을 가져도 오래 기쁘지 않고, 잘 살고 있다는 느낌이 좀처럼 마음에 남지 않는 날들. 뉴스를 봐도,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그리고 평범한 하루를 살다가도 이 질문이 문득 떠올라. “왜 이렇게 애쓰며 사는데, 마음은 좀처럼 편해지지 않을까?”

 

이 질문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고민이라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품어보는 마음인 것 같아.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해. 그래서 사랑을 찾고, 성취를 이루려 하고, 인정을 원하며, 안정된 삶을 꿈꾸지. 그 마음은 돈을 벌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자리를 높이려는 선택으로 나타나고, 영향력을 갖고 싶다는 바람이 되어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해지게 해. 이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야.

 

문제는 이런 것들이 어느 순간, 삶을 살아가는 도구가 아니라, 삶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 버릴 때야. 돈이 있어야 마음이 놓이고, 성공해야 나 자신을 인정할 수 있을 것 같고, 인정받지 못하면 괜히 내가 초라해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때부터 우리는 무언가를 꿈꾸며 살아가기 보다, 불안을 달래며 하루를 버티는 사람이 되어가는지도 몰라.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우리가 그렇게 따라가던 방향이, 정말 우리를 행복으로 데려가고 있을까? 

 

현실을 한번 보자. 돈이 늘어나면 마음도 그만큼 편해질까? 자리가 올라가면 불안은 사라질까? 인정을 받으면 공허함이 채워질까? 


어느 순간까지는 분명 도움이 돼. 잠깐은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이제 좀 괜찮아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편안함이 오래 머물지는 않아. 조금만 흔들리는 일이 생기면 마음은 다시 예전 자리로 돌아가 버리더라.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달리다가 어느새 관계를 잃고, 나 자신도 놓치고, 마음의 여유까지 잃어버리곤 해. 


행복하려고 시작한 결혼이 어느새 가장 큰 부담이 되기도 하고, 사람들 속에 있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혼자 남으면 더 외로워지기도 하지. 겉으로 보기엔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조차 허무와 불안 속에서 방향을 잃는 모습을 보게 될 때가 있어. 


이 장면들이 자꾸 겹쳐 보이면, 한 가지는 분명해져. “행복을 너무 붙잡으려 할수록 행복은 오히려 손에서 빠져나간다는 것”

 

사람들은 흔히 말해. 환경이 문제라고, 상황이 힘들어서 그렇다고, 운이 없어서 그렇다고. 물론 그 영향도 있어. 하지만 같은 환경에서도 누군가는 무너지고, 누군가는 버텨. 그 차이는 어쩌면 겉의 조건보다 마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에 더 가까운지도 몰라. 


마음이 흔들리면 생각은 복잡해지고, 선택은 불안해지고, 삶의 방향은 점점 흐릿해져. 그러면 우리는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강해지려 하고, 더 인정받으려 애써.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마음은 더 조급해지고, 불안은 다른 얼굴로 다시 찾아오곤 해.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을 소모하는 방식으로 행복을 찾게 되는 것 같아. 


뉴스를 보면 비슷한 장면들이 반복돼. 처음엔 좋은 뜻이었는데 어느새 욕심이 앞서고, 결국 자신과 관계를 함께 무너뜨리는 이야기들. 


그렇다고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이었을까? “꼭 그렇지는 않아.” 행복해지고 싶어서, 지키고 싶어서,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시작한 경우가 더 많아. 


다만 마음의 기준이 흐려진 채, 무언가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기 시작하면, 그 기대는 어느 순간 사람을 끌고 가기 시작해. 그리고 그 끝은 대개 비슷해. 관계의 피로, 내면의 공허, 설명하기 어려운 두려움, 그리고 깊어지는 외로움.

 

그래서 사람들은 결국 묻게 돼. “이렇게까지 애썼는데, 왜 마음은 더 힘들어질까?”

 

어쩌면 불행은 밖에서 갑자기 덮쳐오는 사건이라기 보다, 안에서 조금씩 자라나는 감정인지도 몰라. 


그래서 우리는 환경을 바꾸고, 관계를 새로 만들고, 자신을 단련하려 애써. 그 노력들은 분명 의미 있어.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는 불행의 드러난 모습에만 매달린 채, 그 시작이 어디였는지는 돌아보지도 못한 채 지나가기도 해. 


마음이 늘 불안한 상태라면, 무엇을 바꿔도 그 불안은 다른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그래서 불행은 무엇이 부족해서라기 보다, 마음이 향하는 방향이 계속 흔들릴 때, 조금씩 깊어지는 감정일 수 있어.

 

그런데 다행히 회복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아. 무언가를 더 얻는 데서 시작되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삶이 달라져야만 가능한 것도 아니야. 


오히려 내가 무엇을 기준 삼아 살고 있는지, 무엇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차분히 돌아보는 데서 조용히 시작되는 것 같아. 


결과보다 방향을, 성과보다 관계를, 통제보다 신뢰를 조금씩 삶의 앞자리에 두는 것. 그렇게 조금씩 옮겨 놓다 보면, 삶이 당장 달라지지는 않아도, 마음은 조금씩 숨을 고를 수 있게 돼. 


불행이 마음의 방향에서 시작되었다면, 행복도 결국 그 방향을 다시 조정하는 데서 열리는 것 같아.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려고 애써 왔어. 그런데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건 '노력의 양이 아니라, 어디를 향해 애쓰고 있었는지'였을지도 몰라. 


불행은 무엇이 모자라서 생기기보다, 마음을 내려놓을 곳이 없을 때 조금씩 스며드는 감정일 수 있어. 그래서 회복은 무언가를 더 붙잡기보다, 마음을 쉬게 해주는 방향을 다시 찾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아. 


그리고 그 방향은 거창한 결심보다 오늘의 작은 선택에서 조용히 드러나지. 그 선택이 달라질 때, 삶도 서서히 조금 다른 결로 흘러가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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