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경국 칼럼} 오징어의 맛과 그 효능
  • 海垣, 이경국 칼럼니스트
  • 등록 2026-01-27 10:27:24
  • 수정 2026-01-27 10:31:16

기사수정

海垣, 이경국 (칼럼니스트)오징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누구나 오징어는 심심하여 먹기도 하겠지만 맛도 좋다.


얼마나 오징어를 좋아 했는지 소싯적에 제사를 지내려고 큰집에 가면 으례 큰어머니께서 오징어 한 마리는 나에게 주셨다.


통계에 보면 한 사람이 일생 먹는 오징어는 3천 마리 정도라 한다. 잘은 몰라도 필자는 적어도 4천 마리는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삼시 세끼를 오징어로 떼운 적도 있다. 새벽에 오징어를 한 마리 뚝딱 해버렸더니 아내는 두고 두고 얘기를 한다. 


군생활도 울진 동해 바닷가에서 3년이나 해 오징어는 쉽게 먹을 수 있었다. 울릉도 오징어를 배 위에서 해풍으로 말린 것은 쫄깃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세계 최고의 맛이 아닐까 싶다. 


오징어는 거의 모든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어서 건강에도 좋다. 혈액순환, 뇌세포 형성, 인슐린 분비 촉진, 시력 회복 등에 좋다. 단백질의 보고가 오징어다.


그런데 오징어라는 어원이 좀 생뚱맞다. <오적어(烏賊魚)>에서 변했다고 한다. ''까마귀를 잡아 먹는 도적''이란 뜻이다.


바다 위에 떠서 죽은 체 하다가 달려드는 까마귀를 발로 감아 물속에 들어가서 먹는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재주는 지니고 있다 싶다.


오징어의 맛은 부위마다 다르다. 다리와 머리 부분 그리고 몸통은 저작 (咀嚼)할수록 다른 맛을 느낄수 있다. 껍질은 질기면서도 껌처럼 오래 씹을 수 있어서 좋다.


오징어 눈을 사람들은 '부랄'이라고 알고 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부위다. 다리가 10개인데 긴 두 다리는 촉수다.


문어는 다리가 8개에 불과하다. 뼈가 없는 해물은 제삿상에 오르지 못 하는데 문어는 예외다. 이름에 '글월 문(文)'자가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행사에도 문어가 빠지면 욕을 먹는 곳이 안동이다.


소싯적에는 나중에 커서 오징어 도매상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 실컷 먹고 싶은 일념으로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당시에 중앙선 열차로 서울에 갈 때면 홍익회에서 오징어와 땅콩을 팔았다. 땅콩은 "많이 먹으면 신장(콩팥)에 좋지 않다"는 기사를 본 후 자제하고 있다.


오징어와 땅콩은 치아가 관건이다. 그러고 보니 치아가 좋은 편이다. '치아가 좋은 것'은 오복(五福)의 하나인데 천복을 타고 났으니 행복하기 짝이 없다.


주위에 많은 문우(文友)가 있어 대화가 풍성하고, 손주의 재롱에 세월 가는 줄 모르는데 시름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야말로 오유지족(吾唯之足)의 삶을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지천에 깔려있는 행복을 방치하면서 높은 곳 만을 바라보는 중생은 어리석다는 생각이다. 여의도 나부랭이들은 특권을 내려 놓아야만 이전투구가 사라질 것이다.


감시자를 누가 감시할 것이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 것인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그들에게 오징어라도 씹게 해 말을 덜하게 하고 싶다.


태국산 오징어를 선물 받아서 먹어 보았는데, 고소한 맛은 없고 비린 맛이 나며 맛이 형편 없었다.


아마 우리나라 동해 바닷물은 태양을 일찍 받아서 좋을지 모른다. 연근해의 생선도 최고의 맛이다.


오징어를 원료로 많은 요리를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확량이 줄어서 금오징어가 되었다. 먹물은 오징어의 무기이다. 사람의 몸에도 좋다. 


아직도 오징어 한 마리는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 버린다. 치아가 좋았는데 이번에 임플란트를 2개나 심었다. 의사가 오징어 탓은 아니라고 한다. 맛을 음미하면서 오징어를 자주 먹을 생각이다. 


농담기가 발하여 <오징어> 삼행시로 마치고자 한다. ♥오ㅡ오늘도 오징어 생각이 절로 난다. ♥징ㅡ징그럽지 않은 바다의 보고다. ♥어ㅡ어물전 망신은 꼴뚜기, 오징어는 제삿상에 오르는 귀한 어물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이경국 칼럼} 니나노 난실로 내가 돌아간다 아침에 떠오른 가사가 어떤 날은 종일 흥얼거리는 경우가 있다. 동요를 들먹이면 동심으로 돌아가면서 마음까지 따뜻해진다.그런데 가사의 의미를 잘 모르면서 흥얼거리는 경우도 많다. 그런 소절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는 많이 불리어지는 경기민요다. 후렴이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난실로 내가 돌아간다/ 늴 늴리리 늴리리야.
  2. {이경국 칼럼} 행운을 불러온다는 복조리의 아련한 추억 설이 다가오니 복조리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스친다. 해마다 음력 초하룻날 새벽에는 대문 너머로 복조리가 던져져 있었다.복조리는 대나무로 만들었으나 언제부터인지 컬러풀하게 예쁜 모습으로 바뀌더니 그만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그해 행운을 불러온다는 복조리를 집집마다 던져 넣는 일은 주로 아르바이트 학생이 하는 일이었다. 아..
  3. {이경국 칼럼} 오징어의 맛과 그 효능 오징어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누구나 오징어는 심심하여 먹기도 하겠지만 맛도 좋다.얼마나 오징어를 좋아 했었는지 소싯적에 제사를 지내려고 큰집에 가면 으례 큰어머니께서 오징어 한 마리는 나에게 주셨다.통계에 보면 한 사람이 일생 먹는 오징어는 3천 마리 정도라 한다. 잘은 몰라도 필자는 적어도 4천 마리는 먹었다는 생.
  4. {김호용의 마음노트} “난 원래 그래”, 그 말 뒤에 숨은 마음 살다 보면 이런 장면, 꽤 자주 보지 않아? 결과는 빨리 받고 싶은데 과정은 가능한 한 줄이고 싶은 마음. 좋은 관계는 갖고 싶은데 불편한 대화는 피하고 싶은 마음. 성장은 하고 싶은데 꾸준함은 부담스러운 마음. 그리고 그때마다 입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있잖아.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난 원래 꾸준히 못해.&rdq...
  5. {이경국 칼럼} 특화한 명품빵의 인기 동양의 쌀 중심 식생활과 서양의 빵 중심 문화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쌀과 밀의 차이는 너무나 크다.우선 논과 밭이 다르며 가격 차이도 심하다. 한 마지기가 밭은 300평이지만 논은 200평이다.수저과 젓가락에 비해 포크와 나이프는 같은 식사 도구이나 용도가 다르다.'썰고 뜯는 것'과 '떠서 먹는' 차이는 문화의 양상을 다르...
  6. {김호용의 마음노트} 왜 중심가 숙박비는 이렇게 비싸지? 조금 돌아가도 괜찮아 공인회계사 / 작가 김호용 여행 준비할 때 이런 생각 해본 적 있지 않아? “왜 중심가 숙박비는 이렇게 비싸지?” 지도에서 딱 한가운데, 광장 옆, 역 근처,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갈수록 가격이 확 올라가잖아. 처음엔 단순하게 생각했어. “편하니까 비싼 거겠지.” 근데 여행을 다녀보니까 그게 단순히 ...
  7. 50년만에 첫 제련소, '고려아연' 미국 '희토류 전쟁'의 핵삼카드 되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