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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반출된 조선 문집 책판 3점---반세기 만에 귀환
  • 김영미 기자
  • 등록 2026-02-09 09:30:47
  • 수정 2026-02-09 23: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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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근무 외국인 수집품으로 반출됐던 『척암선생문집』·『송자대전』·『번암집』
  • 워싱턴DC 주미대한제국공사관서 기증식… 국외 반출 실태 추가 조사
  • 전통문화상품 위장 반출 사례 확인, 자진 반환 확대 추진


『척암선생문집』책판 

국가유산청은 2월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주미대한제국공사관에서 1970년대 미국으로 반출됐던 조선 후기 문집 책판 3점을 미국인과 재미동포 소장자로부터 기증받아 반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반환된 유물은 『척암선생문집』, 『송자대전』, 『번암집』 책판 각 1점으로,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에 제작됐다. 책판은 문집과 불경 등을 간행하기 위해 글씨를 새긴 목판으로, 조선 시대 지식과 사상의 전파를 담당한 핵심 기록물이다. 이들 유물은 1970년대 초 한국에서 근무하던 미국인들이 기념품 명목으로 구입해 해외로 반출된 사례로 확인됐다.

 

『척암선생문집』 책판은 을미의병 당시 안동 지역 의병장으로 활동한 김도화 선생의 문집으로, 1917년 판각 됐다. 전체 1천여 점 가운데 일부만 남아 있으며, 2015년 ‘한국의 유교책판’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 책판은 국제개발처인 USAID 한국지부에서 근무했던 미국인 애런 고든이 국내 골동상에서 구입해 미국으로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유족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 기증을 문의하는 과정에서 반환 절차가 이뤄졌다.

 

『송자대전』 책판은 조선 후기 유학자 우암 송시열의 문집과 연보를 집대성한 것이다. 1787년 초간됐으나 1907년 일본군에 의해 소실됐고, 1926년 후손과 유림이 복각했다. 현재 복각본 1만1천여 점은 대전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반환된 책판 역시 애런 고든이 같은 경로로 구입해 미국으로 가져간 뒤 가족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번암집』 책판은 영조·정조 시기 국정을 이끈 문신 채제공의 문집으로, 1824년 판각됐다. 전체 1천159점 중 358점만 현존하며, 『척암선생문집』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다. 이 책판은 다른 미국인 소장자가 구입해 재미동포에게 전달한 뒤, 소장자가 자발적 기증 의사를 밝히며 반환됐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국가유산청은 "이번 사례를 통해 문화유산이 전통문화상품으로 위장돼 국외로 반출된 실태를 확인했다"며, "미국 내 유사 사례에 대한 추가 조사와 자진 반환 유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국내외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환수 기반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월 9일 강경화 주미대사와 함께 워싱턴DC 주미대사관 영사부 건물에 ‘대한민국 최초 대사관’ 기념동판을 부착한다. 해당 건물은 1949년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설치한 대사관이다. 한국 외교의 출발점이자 6·25전쟁 당시 유엔군 참전을 이끌어낸 외교 현장으로 평가된다. 이번 동판 부착은 주미·주영 대한제국공사관에 이은 세 번째 사례다.

 

국가유산청과 재단은 앞으로도 해외에 흩어진 문화유산의 환수와 보존, 활용을 위해 국제 협력망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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